[인물 인터뷰] 영화 마케팅 업계 요즘 어때요?
[씨네톡톡 인물인] [터뷰] 영화 마케팅 업계 요즘 어때요?- 영화마케팅사협회(KFMA) 강효미 회장 인터뷰
회복인가 했던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영화계가 또 한번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었어요. 특히 극장을 찾는 관객을 통해 수익성과 작품의 인기를 증명해온 영화계는 그 타격이 더 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영화 개봉 전 영화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는 마케팅 업계도 파장을 피할 수 없었다.
예정됐던 영화 행사는 줄줄이 취소되고, 대규모 상업영화들은 앞 다퉈 개봉을 미루고 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도 2단계로 격상돼 앞으로도 영화계의 개봉 연기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영화마케팅분야 및 영화마켓의 발전을 목적으로 창립되어 영화마케팅업계의 다양한 업무 및 환경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 영화마케팅사협회(KFMA) 강효미 회장님께 한국영화마케팅업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영화마케팅사협회(KFMA)'강효미 회장Q1. 영상물등급위원회 뉴스레터 독자를 위해 '영화마케팅사협회(KFMA)'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영화마케팅사협회(KFMA, Korean Film Marketers Association)는 영화마케팅 분야 발전과 영화마켓 권익보호, 전문성 증진 등을 목표로 2013년 5월 출범하였습니다.
영화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18개 회원사로 시작되어 2020년 현재 24개 회원사 및 130여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영화마케팅업계의 업무현황 및 처우조사를 통하여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업무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으며 회원사 및 회원의 권익보호, 원활한 영화관련 행사 진행 및 취재환경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 확립, 정보관리, 제공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2. 2019년 6월부터 회장단 회장으로 재임 중인데 임기 1년이 지난 지금 회장님께 개인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 <영화마케팅사 협회> 2019 총회 사진협회 창립 초기에는 업무환경 점검 및 개선, 전체 마케팅비 상승 및 업무량 증가에 따른 인건비의 합리적 책정 등 영화마케팅 분야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여 전문성과 위상을 확립하는데 주력하였으며, 전임 회장단의 노고에 힘입어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저희 4기 회장단에서는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새로운 시대상황에 맞게 영화마케팅 업무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개선하여 젊은 마케터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어떤 변화와 노력이 필요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영화계도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러한 전대미문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앞으로 어떤 변화를 시도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Q3. OTT 산업의 발전 등으로 인해 마케팅 산업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현재 영화 마케팅사 협회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나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OTT가 발달할수록 OTT가 영화의 주요 유통채널이자 플랫폼인 극장을 대체해 산업을 잠식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영화 마켓 이전의 영화 팬의 한 사람으로서 OTT는 영화관의 대체재가 아니라 영화관과는 다른 채널로서 극장 산업과 공존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올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OTT 산업이 급속히 확장되면서 역으로 극장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고, 앞서 말한 예측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러한시대적변화에따라영화마케팅도더심각한경쟁환경속에서관객의마음을얻어야하는새로운과제가생겼습니다.과거는같은시기에영화관에서함께상영중인영화들과경쟁했다면이제는안방에서지하철에서부담없이즐길수있는OTT콘텐츠와도경쟁하여관객을영화관으로이끌어야합니다. 이런 위기상황일수록 관객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영화를 소개하는 마케팅 분야의 전문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온 영화마케팅사와 이에 소속된 전문 인력이 코로나19의 위기로 영화산업에서 이탈하지 않고,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적응하기 위해서는 영화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우리 협회는 이러한 지원책을 마련하도록 독려하는 한편, 영화마케팅 및 콘텐츠업계에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고용노동부의 청년 디지털 고용사업 운영기관으로 참여하는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Q4.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영화 마케팅 업계에도 타격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원회의 상반기 '광고물' 등급 분류 편수도 작년 동기 대비 큰 폭(6,220건) 감소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업계에서 직면한 어려움에 대하여 의견 부탁드립니다.
"영진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3,241만 명으로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로 극장의 관객수가 급감했고 이에 따라 개봉하려던 수많은 영화들이 개봉을 연기하거나 취소했어요. 결국 볼만한 영화가 없으니 관객 수는 더 줄어드는 악순환을 반복했죠.
저희 협회에서 4월에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개봉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한국 영화가 40여편, 외국 영화 60여편 등 총 110편이 넘는 영화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영화 마케팅 회사를 비롯하여 온라인 마케팅 회사, 광고 디자인 회사, 예고편 제작 회사 등 영화 마케팅 업계의 대부분의 회사가 작품 계약 시 선불금을 받고 개봉 후 잔금을 지급받는 형태로 투자 제작사와 계약을 맺습니다."
즉, 개봉이 연기되면 잔금으로서의 매출이 0이 됩니다. 이렇게 매출이 급감하더라도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 지출은 동일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기업들이 지속적 마이너스로 인한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장기화될수록 업체의 도산이나 고용 불안으로 인한 전문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영화산업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Q5. 위원회는 광고·선전물의 이중 규제 완화를 위해 청소년 유해성 확인 절차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점이 실질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업계의 의견을 알고 싶습니다.
영화 마케팅은 개봉이라는 데드라인을 정하고 그것을 위해 달리는 경주와 같습니다. 그래서 일정과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영화 마케팅에서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나 콘셉트가 있어도 타이밍을 놓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동일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노출매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수많은 광고물을 일일이 심의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과거의 심의 과정은 실무 담당자의 업무량을 증가시켜 마케팅 일정을 지연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광고 선전물 이중 규제 완화, 청소년 유해성 확인 절차 개선 등 절차를 합리적으로 간소화하고 개선하려는 영등위의 노력으로 실질적인 업무량이 감소하고 심의 일정이 단축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습니다.
Q6 회장님이 생각하는 한국 영화 마케팅 산업 전망은 어떤가요?
넷플릭스, 와처, 웨이브, 티빙 등 현재 서비스 중인 OTT 외에도 디즈니+, 애플TV, HBO 등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지만, OTT 산업의 발달은 영화를 소비하는 플랫폼의 '전환'이 아니라 '확대'라고 생각합니다.소비자 입장에서 각 채널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늘어나는 것은 기쁜 일입니다. 텔레비전, 모바일 기기에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되지 않고 자유롭게 즐길 OTT에 특화된 콘텐츠가 개발·유통하는 한편 대형 스크린과 특화된 사운드 등 영화관에서 관람하지 않으면 최고의 영화적 체험이 되지 않는 극장용 영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기획, 창작부터 마케팅, 유통까지 산업 전반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극장용 영화 뿐만 아니라 수많은 OTT 채널의 방대한 콘텐츠와도 경쟁해야 하는 치열한 시장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영화 마케팅 산업 전반의 마케팅 비용 효율적 집행과 포스트 코로나19에 적합한 방역과 안전성 강화 등 보다 치밀한 고민과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Q7. 영화마케팅산업 활성화에 있어 영상물등급위원회에 희망사항이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관된 심의 기준의 적용과 심의 절차의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해 주셨으면 합니다. 영화 마케팅에 필요한 포스터, 예고편, 전단, 극장 광고 등 모든 결과물은 관객을 만나기 전에 영등위의 심의 과정을 거칩니다. 영화와 달리 광고물은 누구에게나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영화마케팅 담당자는 포스터, 예고편 등의 선재나 광고물에 유해요소가 포함되지 않도록 기획단계부터 각별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실무자와 영등위 모두가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명확한 심의 기준이 일관되게 유지된다면 유해성이 없는 보다 참신하고 다양한 마케팅 콘텐츠가 관객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새로운 이슈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시대,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심의 절차를 합리적으로 간소화하고 일정을 단축하는 노력을 부탁드립니다."※위의 인터뷰 내용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진행 & 글 : 영상물등급위원회 주임 김지현


